“오라서포터즈! 도와주세요”
U대회가 후반에 접어들면서 형형색색의 열띤 응원전이 경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그런데 응원이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 경기 결과를 좌우한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국 팀의 경기에 서포터즈가 눈에 띄지 않으면 강력히
항의하는 사례까지 있어 서포터즈가 이를 달래주고 있는 입장이다.
지난 24일 대구 경북고 체육관에서 치러진 태권도 시합에 참석한 미국 태권도 선수단장 토니 한 씨도 태권도 경기 첫날부터 미국을
응원해 주는 서포터즈가 없어 서운했다고 말한다.
미국 서포터즈 이강민 회장은 “미국 태권도 경기가 있던 22일 미국 서포터즈가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 앞까지 갔으나
표가 매진되는 바람에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미국처럼 동시에 많은 경기가 진행될 경우 모든 경기를 응원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부득이하게 서포터즈가 참석하지 못할 경우 상대적으로 오라서포터즈가 응원하는 상대팀의 사기가 높아져, 서포터즈가
나타나지 않으면 불만이 표출되는 것이다.
결국 미국 선수들의 서운함을 달래기 위해 이강민 회장과 함께 경기장에 찾아와 열렬히 응원해 주는 미국 서포터즈를 본 선수단의
표정은 이내 밝아졌고, 힘 있게 경기를 치렀다.
경기가 끝난 뒤 한 단장은 “비록 동메달에 그쳤지만 열렬히 응원해 준 서포터즈에 정말 감사하다”며 “미국 서포터즈 덕분에 애초에
느꼈던 불쾌한 마음이 말끔히 해소되었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오라서포터즈가
겪는 난감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팀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우리나라를 방문한 손님들을 배려하기 위해 외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어 애매한 오해를 받기도 한다.
같은 날인 24일, 강변 제1축구장에서 한국 대 이탈리아의 경기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했다. 한국팀을 응원하는 서포터즈가 있기는
했으나, 오라서포터즈의 질서 있고 조직적인 응원에 힘입어 이탈리아가 한국을 1:0으로 이기자 일부 관중들이 “서포터즈가 이탈리아를
응원한 탓”이라며 비난을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을 응원하던 서포터즈는 일부 노인들로부터 “왜 일본 사람들을 응원하느냐”며
괜한 원성을 사기도 했다.
22일 있었던 펜싱 경기에서도 서포터즈의 응원에 힘입어 중국 짱량량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었다. 중국 언론에서는 상대 선수가
한국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선수를 응원해 준 서포터즈의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서포터즈 회원들은 상대적으로 은메달에
그친 한국 선수로 인해 마음이 무거웠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서포터즈의 마음을 알았는지 대구시가 나서서 300여 명의 대학생들로 구성된 ‘오라서포터즈 조직응원단’에게 특별히 한국팀을
응원해 달라는 특별 요청을 해왔다. 이에 지난 22일 배구와 24일 여자축구 경기에서 마음껏 한국팀을 응원하여 응어리진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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