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서포터즈’ - U대회 성공적 손님맞이의 또 다른 주역
대회 역사상 유례 없는 높은 참여율을 보인 2003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는 쌍토메프린시페, 카보베르데 등 이름부터 생소한
나라들까지 전 세계 174개국에서 11,000여 명이 참여해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오라서포터즈의 활약은 선수들이 입국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이들은 공항 영접부터 시작해 외국 선수들을 위한 열렬한 응원과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티투어, 공항 환송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오라서포터즈의 친절과 사랑이 잘 전달되기 위해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은 서포터즈와 외국 선수단을 연결해 줄 통역 자원봉사자의
역할이다.
손님맞이를 위한 이들 ‘외국어 서포터즈’는 U대회 약 한 달 보름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U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통역 봉사자로 자원한 성도들의 숫자는 500여 명을 훌쩍 넘었다. 열정과 노력에 비례한 실력을 갖춘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대학생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영어, 일본어, 중국어, 서반아어, 러시아어, 불어, 독일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 특기자로 구성되었다.
이들 가운데 약 80명가량은 선수단의 공항 영접, 만찬, 시티투어 등에 동석하고, 추진본부 방문자 안내, 전화 도우미 등을
전담하여 외국 선수들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했다. 통역을 하는 봉사자와 한국을 찾은 선수들은 대부분 비슷한 또래의
대학생이어서 쉽게 마음을 열 수 있었고, 단순히 봉사의 차원을 넘어 우정을 쌓는 친구 사이로 발전해 한국인의 깊은 사랑을 전해줄
수 있었다.
이외에도 420여 명은 U대회가 열리는 각 경기장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중들과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하고 선수들과 서포터즈가
친해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은 평소에는 응원에 힘쓰다가도 경기장 안팎을 불문하고 외국인들과 친구가 되어 길
안내, 쇼핑 도우미, 관광 안내 등 친절하게 한국을 알려주었다.
통역 자원봉사를 총괄하는 이유정 목사는 “외국인들이 ‘한국에는 외국어 잘하는 사람들이
참 많아서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지난 8월 28일, 공항 환송식을 담당한 통역 봉사자들이 새벽잠을 설치며 대구공항을 향했다. 대회 기간 중에 여러 가지 문제로
먼저 고국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의 아쉬운 발걸음을 함께 하기 위해 오라서포터즈가 공항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을 따라나선 통역
자원봉사자 중 진수분 씨는 “처음에 말이 통하지 않아서 마음을 닫고 있었던 브라질 선수들과 자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정이 많이 들었다. 선수들이 오라서포터즈와 함께 응원하고 기뻐할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한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 경기장에서 일본어 자원봉사를 하던 최경애 씨는 U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 경기를 보러 온 일본인들이 즐거운 시간을 지낼 수 있도록 통역을 해 준다는 그는 “일본의 임원이나 선수들이 오라서포터즈에
대해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정말 기뻤다. 선수촌 안에서도 ‘WE♥U’가 유행하고 있어 일본 선수들도 서로
‘WE♥U’라고 인사한다고 들었다”며 통역 봉사자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을 이야기한다.
지난 1998년 중국에서 온 이금령 씨 역시 “이번 U대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잘 할 수 있는 것이 중국어밖에
없어 통역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자원봉사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U대회는 막을 내렸지만 통역 봉사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9월 초부터 본국으로 돌아가는 선수단들의
본격적인 환송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선수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의 정을 알려주는 메신저의 역할을 톡톡히 한 외국어 서포터즈!
“대구유니버시아드는 막을 내렸지만 세계를 향해 한국을 알리는 외국어 서포터즈의 역할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라며 이유정 목사는
세계를 향한 청년들의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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