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선수단들의 외로움과 향수 달래 준 ‘마음의 서포터즈’
서포터즈 회장단, 각국 선수단 초청에 선수촌 방문
개막식 이후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되면서 각국의 선수들은 바빠졌다. 그와 더불어 오라서포터즈의 활동도
날이 갈수록 더욱 분주해졌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르는 오라서포터즈 회원들이 약 170개 참가국 선수들의 경기 일정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부터 폐회식이 있던 31일까지 각 나라별 서포터즈 회장단의 선수촌 방문이 이어졌다.
이는 공항에서의 환대와 입촌식에서의 인상적인 모습, 그리고 개막식에서 거대한 감동을 선사해 준 ‘WE♥U’ 카드섹션에 반해버린
선수와 임원진들이 29개 전 경기장을 따라다니며 지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고 경기장을 응원 열기로 가득 채워 준 서포터즈에
감사의 뜻을 직접 전하고 싶다며 간곡히 방문 요청을 해 왔기 때문이었다.
사실, 선수단 규모가 작을수록 외로움과 소외감으로 심심한 입촌 생활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비디오로
달래고 있는 이들도 허다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들은 회장단들은 경기장서 뿐 아니라 숙소에서의 외로움과 향수까지 달래 줄 심사로
바쁜 시간을 쪼개 초청에 응했다.
만남에 앞서 각 회장단은 시내를 돌며 서포터즈 담당 국가 선수단에 전해 줄 선물을 직접 골랐다. 가격의 고하는 따지지 않았다.
진실한 사랑의 마음으로 전한다면 그 어떤 것도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고른 선물은 다리미, 민속 인형, 인삼차,
부채, 신랑신부 인형, 모자, 티셔츠, 전통악기 열쇠고리. 그리고 기념배지, 기념사진, 수기 등이었다.
정성으로 마련한 선물들은 외국 선수들의 입을 귀밑까지 걸리게 했다. 어떤 선물은 진정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던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선물이 되어 “우와”하는 탄성과 함께 행복감을 선사했다.
선수촌 첫 방문으로 기록된 말라위에서부터 우여곡절 끝에 재회의 기쁨과 동시에 석별의 정을 나눌 수 있었던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자신의 숙소를 방문한 이방인들을 반갑게 맞아 주었고, 새벽에라도 좋으니 언제라도 찾아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들은 서포터즈 회장단 측에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환대와 환영은 받아본 적이 없었다”며 공항 영접과 경기장에서의 서포터즈
활동을 극찬했으며,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목청껏 우리나라 선수를 응원해 주는 서포터즈가 고마웠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꼭 한번 와 주면 좋겠다. 당신들이 우리나라에 오게 된다면 당신들이 했던 것과 똑같은 환대와 정성으로 맞이할
것이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과테말라 선수단 방문 시는 넓이뛰기 선수인 알바로와 과테말라 서포터즈 홍득선 회장과의 일전의 특별한 만남으로 인해 더욱 화기애애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개막식 때 입장객 전원에게 제공했던 가방을 갖고 싶어 한 알바로 선수에게 홍 회장이
선뜻 자신의 가방을 건네주었고 알바로는 감사의 뜻으로 자신이 소지했던 배지를 홍 회장에게 주었던 것.
알바로는 단번에 홍 회장을 알아보고 “그때 정말 고마웠다. 어떻게 당신을 잊을 수 있겠냐”며 반가워했고 홍 회장 역시 그가 준
배지를 보이며 반가움을 표했다. 마리오 단장과 알바로 선수는 “한국인의 친절과 따뜻한 마음으로 인해 오랜 친구처럼 여겨졌다”면서
“당신들의 따뜻한 마음을 고향까지 가지고 가겠으며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도미니카 소테로 바스퀘즈 단장은 “규모가 작아 홀대를 감수해야 했는데 큰 환대로 반갑게 맞아 주어서 매우 감사했다”며 상한 마음을
토로하는 한편,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과 한국인의 사랑을 많이 알릴 것”을 약속하며 상했던 마음을 돌이키기도 했다.
푸에르토리코의 리오스 데바즈퀘즈 크리셀라 단장은 개막식에서 선보였던 “WE♥U” 기념사진을 보며 “WE♥U 카드섹션은 하나님께서
이루신 기적이었다”고 카드섹션의 진한 감동을 술회하며 눈물을 쏟았다. 또한 “한국은 사랑이 많은 나라, 따뜻한 어머니의 나라,
친절과 미소가 가득한 나라로 세계 어디서도 이곳 사람들처럼 사랑 많고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며 한국 방문의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감사의 마음을 노래로 전해 주었고 회장단은 ‘우리들 마음에 가득한 사랑으로’를 불러 화답해 주었다.
여행 도중 선수가
말라리아에 걸려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고국을 떠난 지 8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는 감비아의 무스타파 단장은
“여러분들이 가족 같고 한국이 제2의 고향이 될 것 같다”며 날마다 찾아와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밖에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헤어지기를 아쉬워했던 코트디브와르 선수단, 로고가 새겨진 넥타이를 ‘마음의 선물’로 준
화답으로 “다음번 만남에는 태극 문양이 새겨진 넥타이를 선물할 것”이라고 하자 감격에 겨워 부둥켜안고 눈물을 보였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선수단 등, 선수촌을 찾은 오라서포터즈는 어느 한 나라도 소외된 나라 없이 사랑과 인정으로 가득한 한국을 그들의 가슴에
심어주었다.
이들의 만남은 명절을 맞아 모처럼 재회한 가족처럼 보였다. 그들은 한결같이 개막식에서의 ‘WE♥U’의 함성을 영원한 사랑의
메시지로 기억하고 있었고, 서포터즈와 함께 한 기억을 “가슴 깊은 곳에 새겨 두었으며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확언하며
식지 않은 감동을 술회했다. 진정한 응원자로서 선수들의 마음속 외로움을 덜어주고자 했던 선수촌 방문은 피부색, 언어, 나라,
문화는 다를지라도 세계가 모두 하나라는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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